감자는 집에 자주 있는 재료라 반찬이 마땅하지 않을 때 꺼내 쓰기 정말 좋잖아요.
감자볶음이나 감자조림도 맛있지만, 오늘은 조금 더 칼칼하고 밥도둑 같은 메뉴가 먹고 싶어서 감자짜글이를 만들어봤어요.
감자짜글이는 이름 그대로 국물이 흥건한 찌개보다는 감자와 스팸을 매콤한 양념에 자작하게 졸여 먹는 음식인데요.
사실 예전에 처음 만들어봤을 때는 물 양을 너무 많이 잡아서 실패한 적이 있어요.
“조금 끓이다 보면 줄겠지” 하고 물을 넉넉하게 넣었는데 아무리 끓여도 제가 생각했던 짜글이 느낌이 안 나더라고요. 결국 감자짜글이라기보다는 그냥 스팸 넣은 감자찌개처럼 돼버렸어요.
국물을 줄이려고 계속 끓이니 이번에는 양념 맛이 너무 진해지는 문제까지 생겼고요.
그 뒤로는 감자짜글이를 만들 때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지 않고, 부족하면 조금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꿨어요.
이렇게 만들면 감자는 포슬포슬하게 익으면서 국물은 자작하게 남고, 밥에 비벼 먹기 딱 좋은 감자짜글이가 완성됩니다.
오늘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스팸 감자짜글이 레시피를 소개해볼게요.

감자짜글이 재료 준비
2~3인분 정도 기준이에요.
주재료
감자 3개
스팸 또는 햄 200g 정도
양파 1/2개
대파 1대
청양고추 1~2개
물 약 300ml
감자짜글이 양념장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진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설탕 1/2큰술
올리고당 또는 물엿 1큰술
맛술 1큰술
후춧가루 약간
조금 더 칼칼하게 먹고 싶다면 고춧가루나 청양고추를 늘려주면 되고, 아이들과 먹을 예정이라면 청양고추는 빼도 좋아요.
스팸 자체에 짠맛이 있기 때문에 간장은 처음부터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게 좋아요.
저는 조림이나 짜글이를 만들 때 처음부터 간을 세게 잡으면 졸이면서 더 짜질 수 있어서 마지막에 맛을 보고 간을 추가하는 방법을 선호해요.
감자는 너무 작게 자르지 마세요
감자짜글이의 핵심은 역시 감자죠.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한입 크기보다 조금 크게 썰어주세요.
너무 작게 자르면 빨리 익는 대신 오래 끓였을 때 으깨져서 국물이 지나치게 걸쭉해질 수 있어요.
반대로 너무 크게 자르면 양념이 속까지 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요.
저는 보통 약 2~3cm 정도 크기로 큼직하게 써는 편이에요.
감자는 찬물에 한번 가볍게 헹궈 표면의 전분기를 조금 제거해도 좋고, 국물을 조금 걸쭉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아요.
스팸은 으깨서 넣으면 더 맛있어요
감자짜글이를 만들 때 스팸을 깍둑썰기해서 넣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숟가락이나 위생장갑을 이용해 대충 으깨서 넣는 방법을 좋아해요.
스팸을 너무 곱게 으깨지는 말고 크고 작은 덩어리가 섞이도록 만들어주세요.
이렇게 넣으면 끓이면서 스팸의 맛이 국물에 자연스럽게 퍼지고, 감자와 함께 밥에 비벼 먹기도 좋아요.
스팸의 짠맛이 부담스럽다면 뜨거운 물을 한번 끼얹어 사용해도 됩니다.
스팸 대신 돼지고기 앞다리살이나 목살을 넣으면 돼지고기 감자짜글이로 만들어도 맛있어요.
양념장은 미리 섞어두세요
그릇에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진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설탕 1/2큰술, 올리고당 1큰술, 맛술 1큰술과 후춧가루를 조금 넣고 잘 섞어주세요.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두면 끓일 때 훨씬 편해요.
저는 감자짜글이 양념에서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고추장이 많으면 국물이 빨리 걸쭉해지면서 텁텁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고춧가루를 중심으로 칼칼한 맛을 내고 고추장은 감칠맛 정도만 더해주는 느낌으로 넣는 게 좋더라고요.
냄비에 감자를 먼저 깔아주세요
냄비 바닥에 감자를 먼저 깔아줍니다.
그 위에 양파와 으깬 스팸을 올려주세요.
양파는 끓으면서 자연스럽게 단맛이 나기 때문에 감자짜글이에 잘 어울려요.
그리고 미리 만들어둔 양념장을 골고루 올려줍니다.
마지막으로 물을 부으면 되는데요.
여기가 정말 중요해요.
물을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마세요.
제가 처음 감자짜글이를 만들었을 때 가장 크게 실수했던 부분도 바로 물 양이었어요.
찌개처럼 재료가 푹 잠기게 물을 부어버리면 아무리 끓여도 자작한 짜글이 느낌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약 250~300ml 정도만 넣어주세요.
재료가 완전히 잠길 필요는 없어요.
끓이면서 감자와 양파에서도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생각보다 국물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중강불, 끓으면 중불로
뚜껑을 덮고 중강불에서 끓여주세요.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약 15분 정도 끓입니다.
이때 중간중간 뚜껑을 열고 감자가 냄비 바닥에 붙지 않도록 살짝 섞어주세요.
너무 세게 휘저으면 익어가는 감자가 부서질 수 있으니 국자를 아래쪽으로 넣어 살짝 뒤집어주는 정도면 충분해요.
국물이 너무 부족해서 감자가 익기 전에 바닥이 타려고 한다면 물을 조금 추가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는 것보다 부족할 때 50ml 정도씩 추가하는 방식이 훨씬 실패하기 어려워요.
감자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여주세요
약 15분 정도 끓였으면 감자를 하나 젓가락으로 찔러보세요.
젓가락이 부드럽게 들어가면 거의 다 익은 거예요.
아직 단단하다면 물을 아주 조금 넣고 5분 정도 더 끓여주세요.
감자가 충분히 익어야 국물에도 자연스럽게 전분이 풀리면서 짜글이 특유의 자작하고 걸쭉한 느낌이 생깁니다.
이 단계에서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어주세요.
그리고 뚜껑을 열고 3~5분 정도 더 끓여 원하는 농도로 맞춰줍니다.
국물이 숟가락으로 떠먹을 정도로 많이 남아 있기보다는 밥에 비벼 먹기 좋은 자작한 정도가 딱 좋아요.
마지막 간은 꼭 졸인 뒤에 보세요
감자짜글이는 처음 양념을 만들었을 때와 다 끓인 뒤의 간이 꽤 달라요.
국물이 줄면서 스팸의 짠맛과 양념 맛이 진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끓이기 전에 간을 보고 싱겁다고 간장을 추가하면 나중에 너무 짜질 수 있습니다.
감자가 다 익고 국물까지 원하는 만큼 졸아든 다음 마지막으로 맛을 보세요.
싱겁다면 진간장을 반 큰술 정도 추가하고, 반대로 짜다면 물을 조금 넣어 한번 더 끓여주면 됩니다.
저처럼 처음부터 국물 간을 세게 했다가 졸일수록 더 짜졌던 경험이 있다면 이 방법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완성된 감자짜글이는 밥에 비벼야 제맛
잘 만들어진 감자짜글이는 감자가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갈라지고 국물은 자작하게 남아 있어요.
저는 그릇에 밥을 담고 감자 한두 조각을 올린 다음 숟가락으로 살짝 으깨서 먹는 걸 좋아해요.
그 위에 으깨진 스팸과 양념 국물을 한두 숟가락 넣어 비벼 먹으면 정말 별다른 반찬이 필요 없어요.
김치나 김 정도만 같이 준비해도 밥 한 공기가 금방 없어집니다.
조금 더 고소하게 먹고 싶다면 마지막에 참기름을 아주 조금 넣어도 좋은데요.
참기름 향이 너무 강하면 고추장 양념의 칼칼한 맛을 가릴 수 있으니 몇 방울 정도만 넣는 게 좋아요.
감자짜글이에 넣으면 맛있는 추가 재료
기본 감자와 스팸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재료를 활용해도 좋아요.
버섯이 있다면 느타리버섯이나 새송이버섯을 조금 넣어도 되고, 애호박을 넣으면 조금 더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두부를 큼직하게 잘라 넣으면 국물을 머금어서 맛있고요.
돼지고기나 참치를 활용해도 잘 어울립니다.
스팸이 없다면 참치캔을 기름을 살짝 빼고 넣어 참치 감자짜글이로 만들어도 간단해요.
다만 재료를 너무 많이 넣으면 감자짜글이보다는 일반 찌개와 비슷해질 수 있으니 감자를 주재료로 두는 게 좋아요.
감자짜글이가 너무 묽어졌다면?
물을 실수로 많이 넣었다고 해서 계속 센 불로 끓이기만 하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국물을 억지로 줄이려고 오래 끓이면 양념 맛이 너무 강해지고 감자가 모두 부서질 수 있거든요.
물이 조금 많다면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천천히 졸여주세요.
감자를 한두 조각 숟가락으로 살짝 으깨 국물에 섞는 것도 방법이에요.
감자의 전분이 국물에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농도가 생깁니다.
그래도 물이 너무 많다면 찌개라고 생각하고 먹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감자찌개 한 냄비를 먹었거든요.
다음번부터 물 양만 줄이면 훨씬 쉽게 원하는 짜글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짜졌다면?
감자짜글이는 졸이는 음식이라 마지막에 짜지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때 간장이나 고추장의 양을 조정하기보다 물을 소량 넣고 다시 한번 끓여주세요.
감자가 남아 있다면 생감자를 조금 추가해 함께 익히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조리가 거의 끝났다면 물 조절이 가장 간단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양념은 조금 부족한 듯 시작하고 마지막에 간을 맞추는 방식을 추천해요.
한번 짜진 음식을 되돌리는 것보다 부족한 간을 추가하는 게 훨씬 쉽거든요.
남은 감자짜글이도 맛있게 먹는 방법
감자짜글이가 조금 남았다면 냉장 보관했다가 다음 날 다시 끓여 먹어도 맛있어요.
다만 감자는 냉장 보관 후 다시 데우면 식감이 조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1~2일 안에 먹는 게 좋아요.
다시 데울 때는 국물이 많이 줄어 있을 수 있으니 물을 조금 추가해주세요.
남은 감자짜글이에 밥을 넣고 볶듯이 끓인 뒤 김가루와 참기름을 살짝 넣어 짜글이 볶음밥처럼 먹어도 맛있습니다.
치즈를 좋아한다면 마지막에 치즈 한 장을 올려 먹어도 잘 어울려요.
감자짜글이 실패 없이 만드는 핵심
감자짜글이를 몇 번 만들어보니 핵심은 정말 간단하더라고요.
첫째, 물을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 것.
둘째, 감자가 충분히 익도록 중불에서 천천히 끓이는 것.
셋째, 스팸과 양념의 짠맛을 생각해 간장을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것.
넷째, 최종 간은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든 다음 맞추는 것.
이 네 가지만 기억하면 감자짜글이를 만들다가 찌개가 되어버리거나 너무 짜지는 실패를 크게 줄일 수 있어요.
마무리
오늘 저녁 뭐 먹을지 고민된다면 냉장고에 있는 감자 몇 개 꺼내 스팸 감자짜글이 한번 만들어보세요.
재료도 어렵지 않고 냄비 하나에 넣어 자작하게 끓이면 되기 때문에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기 좋은 메뉴예요.
저도 예전에는 물을 너무 많이 넣어 감자짜글이가 아니라 감자찌개를 만들어버린 적이 있었는데요.
물을 처음부터 적게 잡고 부족할 때 조금씩 추가하기 시작하면서 훨씬 맛있게 만들 수 있게 됐어요.
포슬포슬하게 익은 감자를 밥 위에서 살짝 으깨고, 매콤한 국물과 스팸까지 함께 비벼 먹어보세요.
따뜻한 밥 한 공기가 정말 순식간에 사라질 거예요.
특히 별다른 반찬을 만들기 귀찮은 날, 냉장고에 감자와 스팸만 있다면 오늘 저녁 메뉴로 한번 만들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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